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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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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방문 열어놓기
이름
유화웅
등록일
2018-12-14

농경시대의 가옥구조에서 산업화시대이후 도시화의 흐름 속에 가옥구조가 크게 변했습니다.
 
식구들이 한방에서 먹고 자고 하던 전근대적 생활양식이 아파트형 구조로 변하면서 식구수대로 방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도 어머니의 품속에서 벗어나 개인용 침대에서 자라고 있고 엄마의 젖보다는 우유와 또 질 높은 이유식으로 양육되고 있습니다.
 
식구들마다 소유하고 있는 방도 소유한 이들의 취향에 따라 꾸며놓고 자기만의 성()을 만들어 놓고 자기외의 다른 식구들의 접근을 꺼려하거나 막고 있는 비밀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 때부터 각자의 방에서 가족과 단절된 생활을 합니다. 심지어 문을 걸어 잠그고 자기외의 타인을 허락하지 않고 폐쇄적인 생활을 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부모들도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의 방을 여는 것을 옛날 어른들 문안드리는 것보다 더 어려워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자기 방에서 하고 있는 일에 관해서 물어보거나 알아보려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는 것을 봅니다.
 
아이들은 폐쇄된 공간 안에서 그들의 세계에 안주하며 가족과의 관계에는 무관심하게 자랍니다. 부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관심이 없고 또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며 한 집안에서 먹고 자는 것으로 한 가족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성장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학교교육과 자기들이 아이들을 위하여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에 충실하게 적응하며 생활하고 있으면 안심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일례로, 아침에 건강하게 일어나 어머니가 해 준 밥 먹고 학교 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여러 학원을 순례하고 탈 없이 밤늦게 들어와 자기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자면 그것으로 부모들은 할 일 다 했다고 만족해하는 것이지요.
 
집안의 생활도 모든 가족구성원들이 자기방 중심의 생활에 익숙해서 같은 가족이라도 다른 방에 들어가려면 노크를 해야 하고 또 용무가 있을 때에만 방문(訪問)을 하는 부자연스러운 가족관계가 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가족끼리도 닫힌 마음, 닫힌 생활을 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기만 알고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을 인정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또 타인과의 대립감정이 커가고 나아가 적대감, 경계심, 방어를 위한 공격성이 자라게 되어 비정상적 성격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더구나 지구촌시대에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학문의 세계가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있는 시대에 폐쇄적 공간에서 자란 아이들이 그 다양성의 세계를 수용하면서 적응하고 개척하고 더불어 살 수 있겠는지 의구심이 앞섭니다.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것을 배우고 그들이 세상에 적응하며 함께 살 수 있는 길은, 아이들이 집안에서부터 가족공동체의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집에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기 방문 열어 놓기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13살 이전에는 자기 방문을 열어놓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방문을 열어놓는다는 것이 어찌 보면 사소한 일 같지만 가족을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나를 개방하는 것이고 기쁨과 괴로움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는 열린 사고의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집안에서 열린 마음으로 교육받고 성장하면 나중 사회생활에서도 동료집단을 긍정하고 다양성을 익히며 집단속에서 배우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됩니다.
 
개인의 사생활이라는 덫에 얽매여 닫힌 문을 인정하면 그 닫힌 문은 방만 닫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마음도 생각도 모두 닫히게 됩니다.
 
닫힌 문 열기가 처음에는 힘들어도 열어놓고 보면 갇혀있을 때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밝고 유익한 세상이 보입니다.
 
방문 열어놓기, 그것은 마음 열기이며 큰마음을 기르는 첫 단추이며, 큰 사람이 되는 가장 좋은 길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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